이런저런 얘기들을 조~금(아직까지 "많이"는 아니죠) 얘기했습니다만, 직업의 본질에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업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해야 어떤 직업을 가질지,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이 결정될 수 있으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소명설이라는 말 들어봤을겁니다. Calvin이 주장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당시 시대에는 서민이라할 수 있는 성안에 사는 주민들이 대대로 직업을 물려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Baker, Schumacher, Schneider 같은 성씨들은 선대의 직업에서 물려온 성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절 서민들이 계급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직업은 신성한 것이고 하늘이 내려준 것이니 감사히 받아서 계속 대대손손 물려가며 일하라는 의도가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직업소명설같은 이유로 직업을 신성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썩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인정을 하고 싶지 않고, 그런 사회가 건강하지 못 한 사회이기도 하지만, 직업의 귀천은 분명하게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그저 막연하게 난 신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세는 더 발전할 기회를 노려보려는 자세마저 해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불만에 가득찬 자세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항상 불만만 가지는 자세를 가지게 되는 것을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사람 자체가 타고나길 불만이 가득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만, 자신의 적성에 너무 안 맞는 일을 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업의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할 수도 있죠.

 

그럼 직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제가 생각하는 직업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른걸 다 떠나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입니다. 대학을 가는 사람을 대졸이후, 대학을 안 가는 사람은 고졸 이후,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여 스스로 돈을 벌고 이후 결혼도 하면서 스스로 가정을 꾸려나가게 됩니다. (결혼은 앞으로 프랑스같은 동거문화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만. 그리고 독신주의자도 많을 듯 하구요)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닌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되죠. 물론, 스스로 혼자 텃밭꾸리면서 동물 잡아서 가죽으로 옷 만들고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활을 사회가 발전해갈수록 점점 어려워집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취직을 하거나,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생계를 꾸려나가기위한 방법입니다.

 

결국 쉽게 표현하면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두번째 포인트는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입니다." 평균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어서 20년쯤 뒤에는 70~80까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게 불보듯 뻔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80년대 초반) 60대만 되어도 완전 노인취급받았지만, 요즘 60대는 중년 수준이죠. 일정한 기간이라는게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기나긴 시간동안 불만을 최소화하면서(불만없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영위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정말 중요합니다.

 

직업의 본질. 오랜 시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저는 하나 더 추가하겠습니다.

 

긴 시간..수십년의 시간.. 직업이라는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껏해야 비슷한 직종의 다른 회사로 옮기는 정도죠. 긴 시간 괴로움속에서 일을 하면 그 인생이 얼마나 불행할까요?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나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불만을 최소화하면서"입니다. 즐거우면 더 좋겠지만, 즐겁게까지 일하는 상황은 많지는 않습니다. 성격 자체가 너무나 낙천적이거나, 상대 배려없이 공격적으로 일하는 사람 정도나 즐거울겁니다.

 

오랜시간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나, 가급적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것을 해야 된다는게 제가 말하는 직업의 본질입니다. 정확하게는 본질이라기보다는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사항"이라는게 더 맞겠죠.

 

제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써 나아갈 글의 내용은 대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일하기"입니다.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은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즐거운 직업"과 등가관계는 아니라는겁니다. 돈 많이 벌면 즐거운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 많습니다만, 돈 많이 벌면 또 그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속된말로 돈 많이 주면 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들어가기가 미치도록 어렵든지, 코피 쏟고 가정 망가질 정도로 일을 엄청나게 시키든지, 전쟁터같은 목숨이 위협받는 곳으로 가든지..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직업에 대해서 본질을 잊지말고 글을 읽어나가면서 직업을 잘 선택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블로그 로긴 문제로 한동안 글을 못 쓰다 오늘에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 취미와 직업을 병행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오늘은 직업 선택할 때 주의할 자세들, 그리고 그 직업 이면에 숨은 것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맛있을 것을 많이 먹을 것 같아서 요리사를 선택한다는 학생들을 간간히 봤습니다. 요리가사 맛있을 것을 과연 많이 먹을까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 식사하는 광경을 드물게 볼 기회가 있을겁니다. 뭘 먹고 있는지 보신 적 있는지요? 김치에 나물들 비벼서 먹는 모습 아니었나요? 갈비집에서 갈비 뜯는 모습을 본 적 없으실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기위해 요리사가 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선택입니다. 물론, 집에서 스스로 자신이 먹을 요리를 만들면 되긴 하겠습니다만, 개그맨이 집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하게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듯이, 요리사가 집에서 매번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드물겁니다. 요리 자체가 직업이다보니 집에서도 일을 하는 것 같이 되는 상황이 편하지 않은 것이지요.

 

취미가 직업이 될 때의 위험함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취미도 잃고 일의 즐거움도 잃는 것이지요. 물론 요리 자체가 너무너무 즐거워서 일할 때도 즐겁고 집에서 요리만드는 것도 즐거운 사람도 있겠지만, 많지 않습니다.

 

옷을 많이 입어볼 것 같아서 옷가게 하면 역시 힘든 상황에 봉착할 것입니다. 옷이라는게 사이즈가 있다보니 재고율이 상당합니다. 안 팔리는 옷 입어야지라는 생각을 혹시나 하고 있다면 큰일납니다. 본인의 사이즈가 완전 특이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사이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 입을 옷 사이즈와 비슷할 것이고, 맘에 드는 스타일은 당연히 고객들이 사갑니다. 남는건 사이즈 안 맞거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즉 그다지 입고 싶지 않은 옷만 남습니다. 그런데 옷 장사 정도까지 하는 사람이면 패션에 눈이 뜨인 사람인데 그런 옷 입고 싶을까요? 이 옷 재고 어떻게 처리하지라는 한숨만 나올겁니다. (옷은 그런 문제로 인해 원가 마진율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합니다. 잘 팔리는 옷으로 수익을 내고 안 팔리는 재고들은 손해나는 구조라고 하네요. 그러니 70~80% 떨이라도 하는거구요. 그러나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라도 가능하지만, 소매업은 정말 힘듭니다)

 

여행하는게 좋아서 가이드하고 싶다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하면.. 여러 나라 돌아다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한 곳의 코스를 숙지하고 계속 안내를 해야 됩니다. 아무리 좋은 경치라도 일주일에 1~2번씩 몇달동안 보면 과연 좋을까요? 아무리 만화를 좋아해도 한 권만 주고 한달 내내 읽으라면 정말 고역이겠죠?

 

안 좋은 이야기만 적는 것 같습니다만, 직업의 현실이 이러합니다. 그래서 취미와 직업의 병행은 행복하기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본인의 성격, 취향, 특성을 객관적이고 깊고 분석을 하여 가장 어울릴만한 일을 해야 합니다. 만일 여행사를 차릴 생각으로 코스를 만들어 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가이드를 시작한다면 목적이 보이니 일에 더 매진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패키지 코스를 가더라도 항상 다른 가게들 다른 장소들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코스를 찾으려고 노력할거고, 관광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관광지도 개발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면 고역이지 않을겁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노트에 적어나가고 그게 자산이 되어 나중에 여행사 차릴 때 자신의 회사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여행을 만들게 되는거죠.

 

요리의 경우 가령 노년에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심야식당같은 것을 차리겠다는 목표가 선다면, 이런저런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괴롭지 않을 것입니다. 집에서도 계속 새로운 요리를 연구할 것이고, 간단하게 만들면서 고객을 즐겁게 하는 요리를 찾아내겠죠.

 

그런데, 어떤 1류 호텔 주방장이 되겠다라는 목표같은 것은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요리라는 일 자체가 "수단"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는 일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냥 이겨내야 할 대상이 될 뿐이죠. 애정을 가지지 않고 하는 일에서 성취를 얻기도 힘들고, 얻더라도 허탈할 뿐입니다.

 

한국 학생들 중에 이런 유학생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강요 내지 등쌀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목표는 하버드 대학 들어가는 것으로 합니다. 그리고 결국 들어갑니다. 부모도 기쁘고 학생도 기쁩니다. 그런데, 이후 낙제를 합니다. 왜냐면 목표 자체가 "하버드대학 입학"이었던거죠. 사실 대학 입학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데, 그거 자체가 목표가 되니 20대 초반에 목표를 달성하고 갈 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의사, 판검사, 교사 등 전문직 부모들의 경우 직업 대물림을 많이 해 주는데, 그런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최종 직업에 대한 그림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직업윤리, 철저한 목표의식이 아니라, 단순히 만들어준 목표를 따라갔을 뿐인 사람에게 어떤 의식이 심어져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법의 공정한 집행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사명감으로 법관이 된 사람과, 사회적인 지위를 얻고 금전적으로도 부족하지 않다는 목적으로 법관이 된 사람 사이에 차이는 불보듯 뻘할겁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정말 많은 것을 고민해야 됩니다. 머리가 아픈가요? 아파야 됩니다. 자신의 평생을 책임져야하는 것이 직업인데, 단순히 하루 이틀 고민하고 결정하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닐까요. 우리나라 교육의 아쉬운 점은 이런 고민이 고3 원서 쓸때 잠깐 하고 대학 졸업 전 1~2년 쯤에서야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초등, 중등 교육때 이런게 이뤄져야 하는데 말이죠.

 

제가 고1때 적성검사를 했더니 간호사와 농부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하면서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제 적성에 잘 맞는 것도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강한 편이라 간호사 하기에는 좋은 성격인 듯 합니다. 요즘 나이 먹으면 시골에서 텃밭 가꾸며 글이나 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거 보면 농부도 어느 정도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직업의 모습에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로 그 직업을 제대로 뜯어보면 오히려 자신에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단, 안타깝게도 특히 우리나라는 직업의 귀천, 편견이 있는건 사살입니다. 그런 직업을 가지기엔 사실 좀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다음번 글에는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직업에 대한 편견, 그리고 돈만 보고 좇아 직업을 선택할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취미생활이 있으면 삶의 윤활유가 되어서 팍팍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처럼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고 있으면 더욱 그러하죠. 취미라도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까 싶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학원에만 매달려 있으니 본인의 취미가 뭔지도 모르고 어린 시절을 보낼 듯 합니다. (제 또래의 사람들도 사실 취미가 딱히 있진 않습니다. 제가 여러 취미를 가진 걸 부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더군요)

 

여하간, 취미가 있는 사람은 그 취미만 가지고 돈벌어먹고 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화가, 만화 그리는 사람은 만화가, 글 쓰는 사람은 소설가 등등.. 저 역시 제 여러 취미 중에 하나인 만화를 직업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취미가 정말로 직업이 된다면..? 정말 즐거울까요?

 

제 취미는 만화그리기, 피아노 치기, 음악 연주하기(키보드 뿐이지만), 글 쓰기, 그림 그리기(만화가 아닌 회화), 스포츠 관람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죠. 그 취미들 중 직업으로 가져보고 싶었던 것은 만화가, 소설가, 스포츠 에이전트 3가지입니다.

 

이 중에서 직업이 되었을 때, 일에 파묻혀 힘들어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이 스포츠 에이전트일 듯 합니다. 사실 더 좋아하는건 만화임에도 이런 결론이 나는 것은 개인의 성향이라는 부분때문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림을 좋아하고 그려본 경험이 적은 사람들보다는 잘 그리지만, 재능이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사람이 만화가로 가게 되면 성공할 확률이 낮습니다. 가난하게 살면서 즐거움을 찾기란 힘든거죠. 어지간히 마음을 비우고 도를 닦으며 수행하지 않는 한.

 

설령 성공하더라도 제 성격상 마감에 쪼이면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성격이 저의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만들 때 상충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달자면, 류현진을 LA 다저스와 계약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협상을 대신해 준 사람인 스캇 보라스가 스포츠 에이전트입니다) 제가 강렬히 원하는 직업은 아니지만, 제 성격에 가장 맞는 직업일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통계 분석을 통한 근거 자료 만들기에 능합니다. 그런 자료를 근거로 협상에 임하는 자세도 좋은 편입니다. 협상에서 강하게 주장하면 잘 될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강력한 권한을 가진 회사의 상사나 그런 것이고, 협상이라는 자리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고, 대화로 풀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얻어내는, 그러면서도 상대는 만족해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입니다. 그래야 관계가 지속되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면이 비교적 강합니다.

 

따라서 스포츠에이전트는 정말 제게 딱 맞는 직업인거죠. 선수의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연봉을 얼마나 받아야 되는지 내밀고 협상에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감성적인 부분도 긁어주지요. 아쉽게도 스포츠에이전트라는 직업을 나중에야 알게되어서 전업을 못 했다는 점..

 

남의 말 경청을 잘 하는 편이라 심리상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심리학과 들어가기엔 이미 나이가 많아져서 좀 안타깝습니다.

 

각설하고, 취미를 직업으로 만들려면 본인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그 직업의 실체 파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 직업의 겉모습만 보면 안 되고 이면에 숨은 부분을 봐야 합니다. 그런 일이 가능하려면, 앞서 강조했던 깊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뒤에 쓸 글의 주제입니다만,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실체를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만큼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절대로 단순한 모습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안 됩니다.

돈 많이 버는 만화가만 보고 맨날 만화만 그리니 행복하겠다 해서 만화가를 선택하다가는 반지하 골방에서 나이 먹도록 데뷔도 못 하고 어시만 뛰는 자신을 보게될 수도 있습니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냉정하게 판단, 결정해야 되는게 직업입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평균 수명이 길어진 현 세상에서는 오래도록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됩니다. 유행을 좇는 행위도 정말 위험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여러 직업들의 숨은 이면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많은 직업을 경험해봤을 리는 만무하겠죠? 간접 경험과 꾸준한 사고만으로 내리는 답들입니다. 물론 틀릴 수도 있습니다.

보통 직업은 주변에서 많이 찾게 됩니다. 특히 부모님 영향이 큽니다. 의사 자제분이 의사가 되고, 판사 자제분이 판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전문직의 경우에는 부모가 겪어본 바에 따르면 아주 좋은 직업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경제적인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에 밀어줄 수 있다는 측면도 있긴 합니다.

 

회사원 자제분이 회사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직업이라는게 회사원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식당, 가게, 교사같은 직업도 알긴 했지만, 그거는 극히 일부의 직업인 줄 알았습니다.

 

일용직 노동자의 자제분은 어떨까요. 가정적인 형편도 안 좋고 주변 환경이 비슷비슷 하니 직업이라는 자체를 잘 볼 수가 없고 부모님의 의지도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또는 의지는 있어도 성공할 수 있는 절차를 모르는) 부와 직업이 대물림될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양극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교육이 사교육으로 넘어가면서 교육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니 교육의 대물림이 부의 대물림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청소년 스스로 깨달아서 깨게 하자는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직업을 찾아보자고 하는 것은 이러한 눈에 딱 보이는 수준의 직업을 찾아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앞 글에서 적었던 깊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면 얼마든지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게 스마트폰, 컴퓨터, 옷.. 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수많은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볼까요? 일단 컴퓨터 제조를 해야 됩니다. 컴퓨터 제조하는 회사가 있겠죠. 그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요? 제조만 하면 알아서 고객이 사가나요? 아닙니다. 판매량 예측도 해야되고, 그에 따른 전략 수립, 원자재 구매, 조립을 거쳐야 하고, 불량품이 생산될 수 있으니 불량 검증도 해야 되고, 포장한 다음 물류업체로 넘기거나 자체 물류망을 사용해서 이동해야 됩니다. 지역별 판매 예측량을 고려하여 인터넷, 오프라인 매장에 배급을 하고, 가격정책을 정해야 됩니다.

 

원자재 회사도 튀어나오죠. 플라스틱으로 된 키보드, 전자기판, 전선, 메모리, CPU 등 수많은 재료가 각기 다른 회사에서 생산이 됩니다.

 

매장에 넘어가면 판매점이라는 또 다른 직업이 등장합니다. 판매점 내에서도 물량 관리, 판매 직원, 직원 관리 등 여러가지 직업이 있습니다.

 

한 물건을 만드는데도 여러 종류의 회사가 등장하고 한 회사 내에서도 여러가지 직업이 등장합니다.

컴퓨터 조립 회사 하나에서만 봐도 필요한 부서들을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제조 부서

- 원자재 구매 부서

- 원자재 관리 부서

- 판매량 예측 부서

- 제조품 품질 검사 부서

- 출하 또는 물량 이동 부서

- 영업 부서

- 그 회사 내에서의 인력, 회계, 법적인 문제 등을 처리하는 지원 부서

- A/S를 담당하는 부서

 

이런 수많은 부서들이 업무 성격이 다 다릅니다. 사무실 근무가 싫다고 회사원이 되기 싫다는 사람이라고 해도 영업 부서에서는 본인의 적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제조부서는 비교적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니, 반복적인 일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일하기 좋을겁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제조부서는 제조하는 인력이 있고, 그 인력을 관리하는 인력도 존재합니다. 즉, 관리역량을 가진 사람은 제조라인의 인력을 관리하는 일을 하면 더 좋을겁니다.

 

한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성격과 적성에 따른 선택이 가능합니다.

 

주변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생각해보시면, 엄청나게 많은 직업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항구에서 배를 인도하는 분들이 전문직인데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 아시는지요? 항구에서 배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그냥 보기만 했으면, 배를 인도하는 분들이 있고 그 분들 연봉이 쎄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 해 봤을겁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떤 행위나 물건에 대해서 그것과 연관된 다른 직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번 더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직업 선택의 기회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기회가 많다는 것은 취직 기회도 증가하고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고를 기회도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궁극적으로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일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직업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고 고르면 돈과 즐거움을 같이 쥘 수 있는 그런 직업을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그런 성향을 가진다는 것은 일상 생활 및 사회 생활 전반에서 크게 도움이 되며,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일 하다 보면, 한 번만 생각해도 스스로 풀어낼 수 있는 의문점인데도 생각없이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학문제, 국어문제, 물리문제를 풀 때도 생각을 많이 하면서 풀었을 것인데,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 조차 생각한번 안 하는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런 작은 차이가 회사에서 똑똑한 사람, 안 똑똑한 사람으로 갈리게 됩니다. 별 것 아닌 차이인데, 이게 몸에 배이면 습관화되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 안 되는 몸이 되어버리니 정말 중요한 습관이죠. 개인적으로는 철학 공부를 하거나, 인문 서적을 읽어보는 것이 그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는데 한 페이지 읽는데도 정말 오래 걸리고 힘들더군요. 학교다닐 때는 안 그랬을텐데...하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생각하는 자세가 왜 중요하냐면, 막연하게 또는 대충 고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요리사.

제복이 멋있어서 경찰

불끄고 싶어서 소방관

안정적이어서 공무원

 

이런 방식으로 직업을 고르면 정말 운 좋게 적성에 딱 맞는 경우가 아니라면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직업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많은 것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직업만 보이게 됩니다. 육체적인 직업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사이버경찰청같은 곳에서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게 싫은 사람이라도 해도 영업직원같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회사원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런 기회조차 스스로 박탈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깊게, 한번 더 생각해보는 자세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냥 지나치는 사물도 지나치지 말고 직업과 연계해서 생각해 보면, 여러가지 직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철학 서적, 인문 서적을 꾸준히 탐독하면서 머리를 계속 쓰는 그런 몸을 유지하면서 생활해 나가면 언젠가는 스스로 남들보다 똑똑하다라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 안 하고 있었다면 오늘부터라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자세입니다.

2008년 회사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불우한 가정의 중고생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 직업 멘토링을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리엔터이션을 할 때 들은 얘기가 부모들이 대부분 일용직이고 해서 그 아이들은 대부분 꿈이 요리사처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한정적인 것만이 희망 직업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니 비교적 유복한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때,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직업이래봐야 아버지가 하시던 회사원이 전부였습니다. 그 때는 정말 의사, 간호사, 경찰 같은 일부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원인줄만 알았습니다. 식당, 가게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분들도 직업이라곤 생각하지 못 했던거죠.

 

이런 현실이다보니, 구체적인 꿈을 가질 수가 없고 그에 따른 스스로의 진로를 설정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과학자가 되는게 꿈이어서 계속 화학과 지원하다가 재수를 하면서 취직하기 좋다고 하는 대충 아무데나 공대를 가자라고 생각을 하고 전자공학과를 갔습니다. 적성이 너무 안 맞아서 학사경고도 2번 맞고 간신히 졸업을 하고 힘겹게 취직을 했는데, 인생이 재밌지가 않은겁니다.

 

왜냐..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꿈꾸었던 것도 아니고, (그나마 꿈꾸던 과학자는 이미 물건너 가고) 세파에 휩쓸리듯이 선택을 하게되어 직업을 가지니 재미가 있을 리가 만무하겠죠.

 

우리나라 대부분이 이럴겁니다. 목표가 없이 그저 공부해라라는 소리만 듣고 공부해오고 남들 말하기에 괜찮다는 학과를 가고 괜찮다는 회사를 찾아서 입사하고.. 물론 드물에 본인의 적성에 딱 맞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운이 좋은 경우겠지요.

 

그래서 2008년 봉사활동을 한 이후, 계속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회사원이라는 직업밖에 가져보지 못 했지만, 내가 아는 것을 모두 통틀어서 책을 한번 써보자.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게 해보자라. 구체적으로 직업을 꿈꾸게 되면, 무엇을 할지가 나오게 되고 그러면 시켜서 하는게 아닌 스스로 공부 또는 다른 노력을 하게 되면 행복하고 보람찬 인생을 살 수 있게 되리라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기에 앞서 우선 블로그를 통해 글을 적어나가고, 제가 스스로 판단하기에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면 그 때 책을 내볼 생각으로 블로그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직업별 구체적인 필요 스펙, 하는 일같은 것은 적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런거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큰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잘 터치하지 않는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접근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 자체를 너무 뭉뚱그리는 형태도 지양할 것입니다. 가령 회사원이라고 해도 너무나 많은 업무가 존재합니다. 대인관계에 좀 부담을 가지고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은 연구원같은 회사원이 될 수 있고, 적극적인 사람은 영업직원을 할 수도 있는데, 한 종류로만 인식시켜 편견을 가지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게 하려고 합니다. 짧은 메시지, 티비 프로그램의 자막 남발 등으로 깊은 사고를 점차 하지 않는 세태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깊은 생각을 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하건간에 도움이 됩니다. 하나를 보고 하나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를 생각하도록 이 블로그를 통해서 풀어가보려고 합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글을 자주 올리긴 힘들겠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인만큼 꾸준하게는 올려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제 글이 직업을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