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엑스로 인해 우리나라가 인터넷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린거 어지간한 분들 다 아실겁니다.

고객이 많은 대기업 관련 사이트들도 이것저것 복잡하고 번거로운데 그보다 더 한건 공공기업/관공서 사이트입니다.

그런 사이트 가면 일단 저는 들어가기 전부터 짜증이 납니다. 한번에 뭐가 제대로 된 적이 없고

심지어 결국 포기하는 일도 잦습니다.

방금전에도 세관고유부호? 그거 만들려다가 결국 포기하고 왔네요.

저는 정상적인 루트로는 직구를 할 수가 없는 운명인가봅니다.

아마존에서 사면 별 문제도 없이 편하게 결제 잘 되고 고객 정보 털렸다는 얘기도 못 듣겠는데

그렇게 보안 중시한다는 대한민국에서는 복잡하기 그지없고 털리긴 매번 털리죠.


보안과 책임에 대한 출발부터가 다르다보니 항상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보안을 하기 위해 개인에게 보안 관련된 복잡한 프로그램과 암호를 관리하게 만든다는게

외국과는 다른 출발입니다.


"당신이 제대로 살펴보고 깔았어야 되는데 마구 깔았기에 당신 책임이다"

이 논리로 책임에서 회피하기 위한게 목적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외국은 기업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에 기업에서 엄청나게 보안을 신경씁니다.

우리나라는 기사보면 알겠지만 소송해봐야 이기지도 못 합니다.

얼마전 네이트였던가.. 본보기 차원에서 한번 승소한거 같긴한데,

친기업 성향인 우리나라에서는 안그래도 출발선상이 기업의 책임 회피인데

법정 가봐야 이길리가 있겠습니까?


어느 사이트 가던 액티브엑스 떡칠 되어 있는데 알아서 챙기라구요?

말이 되나요. 심지어는 사이트 모양까지 똑같이 만들어서 후킹하는데

그걸 IT 전운가도 아닌 개인이 알아내야 된다구요?

전 국민 IT전문가 양성이 국가 목표인가 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전에 국민은행을 비롯해 여러 은행 털렸을 때

대책으로 보안관련 예산을 많이 책정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가 있으나

몇달 뒤 슬그머니 예산을 줄였습니다.


이건 뭐 당연한겁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정부 언론 다 별로 떠들지도 않고

기업 책임질 일도 많지 않기 때문에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건 당연한일입니다.

잘못한건 기업이 아니라 정부입니다.

이런 문제 발생할 때 기업이 크게 문제가 된다면 보안 예산을 1순위로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뭐를 하던지 개인이 개인을 스스로 챙겨야 되는 사바나의 한가운데 던져진 초식동물과 같은

상황입니다. 금수저가 아니면 지독하게 자기것만 챙겨서 살아남아야 하는 비정한 현실.

가습기 살균기 관련한 그것이 알고싶다를 봐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좋다고 나오는 물건, 정부기관이 승인한 물건도 함부로 믿으면 안 되는게 현실입니다.


이 험난한 세상 다들 자기 목숨 잘 챙기고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