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뜬 기사 입니다.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60106030307794


회사가 주최한 것은 맞지만 업무나 건강상의 이유로 빠질 수 있는 행사였다”고 항변했다는데요, 회사 다녀보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빠진다고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 너만 힘드냐

- 나는 가정없냐

- 남자가 되어가지고 여자같이 왜그래


등등

더 문제는 핀잔에 그치지 않고 평가에 까지 반영한다는거죠.

참여하는 사람은 "조직을 위해 일한다"라고 평가되고 불참하는 사람은 "이기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윗 사람들의 문제는 자신의 생각이 "정답" 내지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는겁니다.

회사를 위해서 휴일 새벽에 산행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조직을 위해서 몸이 안 좋아도 행사 참여해야 되는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지만, 분위기상 혼자 다른 길을 걷기는 어려울겁니다.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자신의 힘을 이런 식으로 발산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위에서 문화를 그렇게 만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이없게 같이 공 차고 산 타면 직원들이 즐거워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제 생각에는 후자 즉, 자신의 권력을 보여주고 그렇게 집합한 모습을 통해

조직력이 있다는 것을 회사에 과시하고 싶은게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좀 더 개인사회를 인정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휴가를 쓰는데 "왜?"라고 묻는 어이없는 상사. 남에게 말하기 힘든 병이라도 걸렸다면

치료받기위해 휴가내는데 그걸 얘기해야 됩니까? 사생활 침해가 너무 심한거지요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쓰는데도 너무나 눈치를 봐야 하는 힘든 세상입니다.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산을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젊은 사람이 산을 왜 싫어해?"라는 말을 하는 상사가 있었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긴 하나, 딱 하나 산을 너무 좋아하는거만큼은 저와 안 맞았습니다.


저는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만화 안 보는 부하직원을 보고 "젊은 사람이 만화를 왜 안봐?"라고 말하면 되겠습니까 안되겠습니까. 개취라고 하죠. 개인 취향은 인정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여튼..저 기사를 보면서 회사의 반응을 보면서 답답함이 크게 느껴집니다.

다음주에도 8시 행사가 잡혀있네요.

근무는 8시가 아닌 9시부터로 들어가구요.

이런 포함되지 않는 시간들을 넣으면 아마도 대한민국은 OECD 국가중에서 월등한 근무시간을 자랑하는 나라일거라 확신합니다. 휴일근무도 돈 못 받고 일하는 사람들 참 많죠. 저는 어쨌건 받긴 하는데 다른 팀 사람들은 근무 등록도 못 하는 곳이 있습니다. 아예 수당이란게 없는 회사도 있죠.


고작 11% 의 조직율에 불과한 노조때문에 기업 못 하겠다는 소리를 하기 전에 직원들 처우 개선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처우가 좋으면 노조 필요도 없는거니까요. 노조가 필요하다는건 뭔가 불합리하고 불리하기 때문에 개인으로는 힘을 낼 수 없어서 조직을 만든거니까요.


주말 근무중 참 짜증나는일들이 많아서 글로 하소연해봅니다.


액티브엑스로 인해 우리나라가 인터넷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린거 어지간한 분들 다 아실겁니다.

고객이 많은 대기업 관련 사이트들도 이것저것 복잡하고 번거로운데 그보다 더 한건 공공기업/관공서 사이트입니다.

그런 사이트 가면 일단 저는 들어가기 전부터 짜증이 납니다. 한번에 뭐가 제대로 된 적이 없고

심지어 결국 포기하는 일도 잦습니다.

방금전에도 세관고유부호? 그거 만들려다가 결국 포기하고 왔네요.

저는 정상적인 루트로는 직구를 할 수가 없는 운명인가봅니다.

아마존에서 사면 별 문제도 없이 편하게 결제 잘 되고 고객 정보 털렸다는 얘기도 못 듣겠는데

그렇게 보안 중시한다는 대한민국에서는 복잡하기 그지없고 털리긴 매번 털리죠.


보안과 책임에 대한 출발부터가 다르다보니 항상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보안을 하기 위해 개인에게 보안 관련된 복잡한 프로그램과 암호를 관리하게 만든다는게

외국과는 다른 출발입니다.


"당신이 제대로 살펴보고 깔았어야 되는데 마구 깔았기에 당신 책임이다"

이 논리로 책임에서 회피하기 위한게 목적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외국은 기업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에 기업에서 엄청나게 보안을 신경씁니다.

우리나라는 기사보면 알겠지만 소송해봐야 이기지도 못 합니다.

얼마전 네이트였던가.. 본보기 차원에서 한번 승소한거 같긴한데,

친기업 성향인 우리나라에서는 안그래도 출발선상이 기업의 책임 회피인데

법정 가봐야 이길리가 있겠습니까?


어느 사이트 가던 액티브엑스 떡칠 되어 있는데 알아서 챙기라구요?

말이 되나요. 심지어는 사이트 모양까지 똑같이 만들어서 후킹하는데

그걸 IT 전운가도 아닌 개인이 알아내야 된다구요?

전 국민 IT전문가 양성이 국가 목표인가 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전에 국민은행을 비롯해 여러 은행 털렸을 때

대책으로 보안관련 예산을 많이 책정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가 있으나

몇달 뒤 슬그머니 예산을 줄였습니다.


이건 뭐 당연한겁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정부 언론 다 별로 떠들지도 않고

기업 책임질 일도 많지 않기 때문에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건 당연한일입니다.

잘못한건 기업이 아니라 정부입니다.

이런 문제 발생할 때 기업이 크게 문제가 된다면 보안 예산을 1순위로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뭐를 하던지 개인이 개인을 스스로 챙겨야 되는 사바나의 한가운데 던져진 초식동물과 같은

상황입니다. 금수저가 아니면 지독하게 자기것만 챙겨서 살아남아야 하는 비정한 현실.

가습기 살균기 관련한 그것이 알고싶다를 봐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좋다고 나오는 물건, 정부기관이 승인한 물건도 함부로 믿으면 안 되는게 현실입니다.


이 험난한 세상 다들 자기 목숨 잘 챙기고 살아봅시다..

요 근래 본 영화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애니라 생각하고 애랑 같이보다가 몰래 눈물 흘리며 보았습니다.


자기계발서, 강의, 선배들 많이 하는 얘기들이 긍정적으로 살아라,

적극적으로 세상을 보아라, 즐거운 면만 보아라 같은 부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부분을 완전히 뒤통수 치는 영화였네요.


슬픔이라는 감정도, 소심이라는 감정도 분노라는 감정도 다 나의 한 부분이고

나의 인격을 현성하는 요인인데, 세파에서 얘기하는 것에 휩쓸려

기쁨만이 좋은 것처럼 이야기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침이 아닌가하는 생가이 들었습니다.

sad가 기억구슬을 만지면서 파랗게 변할 때 정말 큰 난리나도 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보고 있는 관객도 같은 생각을 했겠죠)

결국 sad는 자신이 쓸모없다고 사라지게 되네요.


우리는 이런 강요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슬픔같은 감정은 살아가는데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오로지 세뇌된 것 같은 기쁨/즐거움만을 가져야 한다고..


정말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한,

그리고 나에게 숨어있던 감정을 다시 찾은 듯한

그런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재밌는건 주인공의 어머니의 센터에 앉아 있던 인물은 sad였습니다.

저도 남자지만 남자들은 그런 감정 부분에 약하죠.

감정 부분에 강한 여성의 센터에 sad가 앉아 있다는건 의미심장한 얘기입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불필요한, 남자답지 않은,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감정으로 생각하지 말고

인생과 인격에 하나의 기틀이 되는 core memory라는 부분을 받아들이고 이를 이겨내면 어떨까 합니다.

즐거웠던 것만으로 알고 있었던 기억이 알고보니 하키 패배해서 힘들었던 기억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

joy의 전철을 밟지 않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