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아들내미는 한약복용중이라 오늘도 밥으로 뭔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집에 있는 몇 안 되는 재료로 할만한게 주먹밥인 듯 하더군요. 김치볶음밥은 어제 저녁에도 만들어 먹었으니 또 만들기는 좀 너무한 듯 하여 주먹밥으로 선회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또 김치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햄이나, 참치같은 맛을 내주는 메인 재료가 없더군요. 그래서 볶음김치를 만들어서 주먹밥 속에 넣는 것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밥과 버무려서 뭉쳐도 되긴 하겠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어제 먹은 김치볶음밥과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만들기 힘들어도 속에 넣기로..


재료만 많으면 고기, 양파, 감자 등을 넣고 같이 볶아도 되나, 안타깝게도 집에 재료가 양파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양파를 좀 많이 넣고 카놀라유에 볶았습니다. 


참.. 초보요리사들은 칼질이 가장 문제가 될 듯 합니다. 요리학원을 다녀보긴 했는데, 칼질을 따로 가르쳐주는 과정이 아니라서 수련을 하지는 못 했습니다만, 한 가지 배운 것은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그림을 그려서 한번 글을 써 보도록 하구요, 지금 말씀드리려는 것은, 칼질은 결국 경험이다라는 것입니다. 초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것들이 많이 나오지만, 칼질만큼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양파라면 채썰기가 되는 강판을 쓰시고 난타하듯이 조금만 다져주면 되겠습니다만, 감자는 쉽지 않죠. 여튼..칼질만큼은 계속 연습해서 익숙해지셔야 됩니다.


양파를 볶다가 김치를 넣고 같이 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완전히 잘 익은 김치맛을 좋아합니다. 



오늘 불이 좀 셌던지 프라이팬 주변에 조금 탄게 보이네요. 다른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이렇게 재료를 만들고 나서 밥을 퍼서 주먹밥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손에 밥이 다 묻기 때문에, 손에 물을 묻히면서 하거나 (초밥이면 촛물로 할 지도?) 비닐장갑을 끼고 하셔도 됩니다. 비닐장갑이 간편하고 좋더군요. 환경호르몬이 나오는거 아닌가..조금 걱정은 되기도 합니다만. 


주먹밥 뭉치는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삼각김밥 모양의 틀을 전에 본 적이 있는데, 주먹밥 틀이 있으면 만들기 더 쉬울 듯 하네요.


왼손에 밥을 조금 얇게 펴고 볶음 김치를 속에 넣은 다음, 밥을 위에 얹어서 뭉쳐줬습니다. 근데, 중간중간 볶음 김치가 새어 나옵니다. ㅠㅠ 그래서 밥을 계속 붙이고 뭉치고..그러다보니 밥 양이 생각보다 많아지더군요.




이게 최종 결과문입니다. 김은 적당히 가위로 썰은거구요.. 제일 아래쪽 주먹밥을 보시면 조금 터져 나온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밥 양과 볶음김치 양의 배합이 조금 안 좋았기에, 그리고 밥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기에 남은 볶음김치를 젓가락으로 좀 더 먹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네요. 결국은 밥에 반찬은 볶음김치인거나 마찬가지인 결과..^^


그렇지만, 애들 보기에는 재밌는 다른 결과물이니까 식상하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만드는데 소요된 시간은 대략 20여분 정도. 원래 계획은 참치를 사용해서 (기름 제거 필수) 만들고 밥과 잘 버무린 다음 만드는 것이었는데, 참치가 없어서 차질을 빚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에 별식으로 먹을만한 가벼운 한끼 식사는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주먹밥은 어떤 양념(?)이 사용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으니, 간식용으로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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