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볶음밥, 김치볶음밥 정도만 할 줄 알다가 작년초 요리학원을 다닌 이후 요리 개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배웠기 때문에 개수가 늘어난게 아닙니다. 


요리를 해보려고 하면 보통 레시피를 인쇄하고 재료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레시피를 보면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맛술, 파뿌리, 통후추 등등.. 우리집 부엌에 존재는 하는건지, 어디에 있는건지 알 수도 없는 것들이 나오면서 못 찾게 되면 멘붕에 빠지게 되죠. 저 역시 그런 일을 몇 번 겪었고, 결국 만들어보려다가 포기하고 맨날 하던 볶음밥류를 만들거나 라면으로 선회하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얻은 것은 레시피를 보고 만드는데 멘붕에 빠지지 않는다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것저것 만들다보니 없으면 없는대로 빼거나 다른것을 넣거나 그런게 어렵지 않게 되더군요.


볶음밥만 생각해봐도 제대로 만들려면 고기 또는 참치, 양파, 당근(기호에 따라), 감자 이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양파 하나만 있으면 맛이 날까? 괜찮을까? 생각이 날 수 있습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양파 하나만 써도 아무 문제가 없는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양파, 감자가 볶음밥에서 맛을 좌우하는게 아니라 약간의 식감을 돋구어 주는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런거 없어도 맛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거죠. 참치, 고기, 김치 이런 메인 재료가 있기만 하다면 말이죠.


맛술도 없으면 소주 넣어도 되고, 청하 넣어도 되고, 그거도 없으면 빼도 되고.. 사실 맛술이 맛을 크게 바꿔주는 역할을 하지도 않구요. 


저처럼 좀 완벽을 기하려는 성격인 사람이 요리할 때 멘붕에 빠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대충 만들어보고 맛이 안 나면 소금을 좀 더 넣어본다던가 편하게 하면 되는데, 하나라도 빠지면 제대로 맛이 안 날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죠. 


그리고 한큰술 두큰술..이거도 너무 강박관념에 빠질 필요 없고, 비슷하게 해보고 맛 본 다음 부족하면 좀 더 넣고.. 맘 편하게 하면 됩니다.


요리가 잘 안 된다는건 레시피가 없거나, 기술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배짱이 부족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것 부터 시도해보세요 소세지 야채볶음같은. 야채와 소시지만 볶으면 되죠. 그게 발전하면 이번에는 케찹도 한번 넣고 같이 볶아보는겁니다. 야채 개수도 늘어나고. 나중에는 피자치즈도 위에 얹어보고. 고추장을 써보기도 하고. 요리는 이렇게 간단하게 시작해서 무궁무진하게 발전시켜나가면 됩니다. 


저는 처음 만드는 요리 해 볼 때 레시피 검색은 물론 합니다. 양념 만드는건 비율이 어느정도 중요하니까 대충 따라갑니다만, 다른건 집에 있는거 적당히 꺼내서 합니다. 옛날같으면 인쇄해서 옆에 놓고 계속 하나하나 시간까지 재어가면서 따라했겠죠.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면서 요리와 친해지면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될겁니다. 술집에서 안주 먹다가도 "오~ 이거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가정에서는 당신은 요리사가 된 것입니다.^^ 


이것저것 계속 만들어보는 요리들 올려보고, 제 취미를 살려서 그림으로 그려서도 올려볼 계획입니다. 더 많은 초보요리사들이 탄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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