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로긴 문제로 한동안 글을 못 쓰다 오늘에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 취미와 직업을 병행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오늘은 직업 선택할 때 주의할 자세들, 그리고 그 직업 이면에 숨은 것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맛있을 것을 많이 먹을 것 같아서 요리사를 선택한다는 학생들을 간간히 봤습니다. 요리가사 맛있을 것을 과연 많이 먹을까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 식사하는 광경을 드물게 볼 기회가 있을겁니다. 뭘 먹고 있는지 보신 적 있는지요? 김치에 나물들 비벼서 먹는 모습 아니었나요? 갈비집에서 갈비 뜯는 모습을 본 적 없으실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기위해 요리사가 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선택입니다. 물론, 집에서 스스로 자신이 먹을 요리를 만들면 되긴 하겠습니다만, 개그맨이 집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하게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듯이, 요리사가 집에서 매번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드물겁니다. 요리 자체가 직업이다보니 집에서도 일을 하는 것 같이 되는 상황이 편하지 않은 것이지요.

 

취미가 직업이 될 때의 위험함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취미도 잃고 일의 즐거움도 잃는 것이지요. 물론 요리 자체가 너무너무 즐거워서 일할 때도 즐겁고 집에서 요리만드는 것도 즐거운 사람도 있겠지만, 많지 않습니다.

 

옷을 많이 입어볼 것 같아서 옷가게 하면 역시 힘든 상황에 봉착할 것입니다. 옷이라는게 사이즈가 있다보니 재고율이 상당합니다. 안 팔리는 옷 입어야지라는 생각을 혹시나 하고 있다면 큰일납니다. 본인의 사이즈가 완전 특이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사이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 입을 옷 사이즈와 비슷할 것이고, 맘에 드는 스타일은 당연히 고객들이 사갑니다. 남는건 사이즈 안 맞거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즉 그다지 입고 싶지 않은 옷만 남습니다. 그런데 옷 장사 정도까지 하는 사람이면 패션에 눈이 뜨인 사람인데 그런 옷 입고 싶을까요? 이 옷 재고 어떻게 처리하지라는 한숨만 나올겁니다. (옷은 그런 문제로 인해 원가 마진율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합니다. 잘 팔리는 옷으로 수익을 내고 안 팔리는 재고들은 손해나는 구조라고 하네요. 그러니 70~80% 떨이라도 하는거구요. 그러나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라도 가능하지만, 소매업은 정말 힘듭니다)

 

여행하는게 좋아서 가이드하고 싶다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하면.. 여러 나라 돌아다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한 곳의 코스를 숙지하고 계속 안내를 해야 됩니다. 아무리 좋은 경치라도 일주일에 1~2번씩 몇달동안 보면 과연 좋을까요? 아무리 만화를 좋아해도 한 권만 주고 한달 내내 읽으라면 정말 고역이겠죠?

 

안 좋은 이야기만 적는 것 같습니다만, 직업의 현실이 이러합니다. 그래서 취미와 직업의 병행은 행복하기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본인의 성격, 취향, 특성을 객관적이고 깊고 분석을 하여 가장 어울릴만한 일을 해야 합니다. 만일 여행사를 차릴 생각으로 코스를 만들어 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가이드를 시작한다면 목적이 보이니 일에 더 매진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패키지 코스를 가더라도 항상 다른 가게들 다른 장소들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코스를 찾으려고 노력할거고, 관광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관광지도 개발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면 고역이지 않을겁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노트에 적어나가고 그게 자산이 되어 나중에 여행사 차릴 때 자신의 회사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여행을 만들게 되는거죠.

 

요리의 경우 가령 노년에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심야식당같은 것을 차리겠다는 목표가 선다면, 이런저런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괴롭지 않을 것입니다. 집에서도 계속 새로운 요리를 연구할 것이고, 간단하게 만들면서 고객을 즐겁게 하는 요리를 찾아내겠죠.

 

그런데, 어떤 1류 호텔 주방장이 되겠다라는 목표같은 것은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요리라는 일 자체가 "수단"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는 일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냥 이겨내야 할 대상이 될 뿐이죠. 애정을 가지지 않고 하는 일에서 성취를 얻기도 힘들고, 얻더라도 허탈할 뿐입니다.

 

한국 학생들 중에 이런 유학생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강요 내지 등쌀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목표는 하버드 대학 들어가는 것으로 합니다. 그리고 결국 들어갑니다. 부모도 기쁘고 학생도 기쁩니다. 그런데, 이후 낙제를 합니다. 왜냐면 목표 자체가 "하버드대학 입학"이었던거죠. 사실 대학 입학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데, 그거 자체가 목표가 되니 20대 초반에 목표를 달성하고 갈 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의사, 판검사, 교사 등 전문직 부모들의 경우 직업 대물림을 많이 해 주는데, 그런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최종 직업에 대한 그림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직업윤리, 철저한 목표의식이 아니라, 단순히 만들어준 목표를 따라갔을 뿐인 사람에게 어떤 의식이 심어져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법의 공정한 집행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사명감으로 법관이 된 사람과, 사회적인 지위를 얻고 금전적으로도 부족하지 않다는 목적으로 법관이 된 사람 사이에 차이는 불보듯 뻘할겁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정말 많은 것을 고민해야 됩니다. 머리가 아픈가요? 아파야 됩니다. 자신의 평생을 책임져야하는 것이 직업인데, 단순히 하루 이틀 고민하고 결정하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닐까요. 우리나라 교육의 아쉬운 점은 이런 고민이 고3 원서 쓸때 잠깐 하고 대학 졸업 전 1~2년 쯤에서야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초등, 중등 교육때 이런게 이뤄져야 하는데 말이죠.

 

제가 고1때 적성검사를 했더니 간호사와 농부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하면서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제 적성에 잘 맞는 것도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강한 편이라 간호사 하기에는 좋은 성격인 듯 합니다. 요즘 나이 먹으면 시골에서 텃밭 가꾸며 글이나 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거 보면 농부도 어느 정도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직업의 모습에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로 그 직업을 제대로 뜯어보면 오히려 자신에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단, 안타깝게도 특히 우리나라는 직업의 귀천, 편견이 있는건 사살입니다. 그런 직업을 가지기엔 사실 좀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다음번 글에는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직업에 대한 편견, 그리고 돈만 보고 좇아 직업을 선택할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