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직업은 주변에서 많이 찾게 됩니다. 특히 부모님 영향이 큽니다. 의사 자제분이 의사가 되고, 판사 자제분이 판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전문직의 경우에는 부모가 겪어본 바에 따르면 아주 좋은 직업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경제적인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에 밀어줄 수 있다는 측면도 있긴 합니다.

 

회사원 자제분이 회사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직업이라는게 회사원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식당, 가게, 교사같은 직업도 알긴 했지만, 그거는 극히 일부의 직업인 줄 알았습니다.

 

일용직 노동자의 자제분은 어떨까요. 가정적인 형편도 안 좋고 주변 환경이 비슷비슷 하니 직업이라는 자체를 잘 볼 수가 없고 부모님의 의지도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또는 의지는 있어도 성공할 수 있는 절차를 모르는) 부와 직업이 대물림될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양극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교육이 사교육으로 넘어가면서 교육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니 교육의 대물림이 부의 대물림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청소년 스스로 깨달아서 깨게 하자는게 제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직업을 찾아보자고 하는 것은 이러한 눈에 딱 보이는 수준의 직업을 찾아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앞 글에서 적었던 깊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면 얼마든지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게 스마트폰, 컴퓨터, 옷.. 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이것 하나만 봐도 수많은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볼까요? 일단 컴퓨터 제조를 해야 됩니다. 컴퓨터 제조하는 회사가 있겠죠. 그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요? 제조만 하면 알아서 고객이 사가나요? 아닙니다. 판매량 예측도 해야되고, 그에 따른 전략 수립, 원자재 구매, 조립을 거쳐야 하고, 불량품이 생산될 수 있으니 불량 검증도 해야 되고, 포장한 다음 물류업체로 넘기거나 자체 물류망을 사용해서 이동해야 됩니다. 지역별 판매 예측량을 고려하여 인터넷, 오프라인 매장에 배급을 하고, 가격정책을 정해야 됩니다.

 

원자재 회사도 튀어나오죠. 플라스틱으로 된 키보드, 전자기판, 전선, 메모리, CPU 등 수많은 재료가 각기 다른 회사에서 생산이 됩니다.

 

매장에 넘어가면 판매점이라는 또 다른 직업이 등장합니다. 판매점 내에서도 물량 관리, 판매 직원, 직원 관리 등 여러가지 직업이 있습니다.

 

한 물건을 만드는데도 여러 종류의 회사가 등장하고 한 회사 내에서도 여러가지 직업이 등장합니다.

컴퓨터 조립 회사 하나에서만 봐도 필요한 부서들을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제조 부서

- 원자재 구매 부서

- 원자재 관리 부서

- 판매량 예측 부서

- 제조품 품질 검사 부서

- 출하 또는 물량 이동 부서

- 영업 부서

- 그 회사 내에서의 인력, 회계, 법적인 문제 등을 처리하는 지원 부서

- A/S를 담당하는 부서

 

이런 수많은 부서들이 업무 성격이 다 다릅니다. 사무실 근무가 싫다고 회사원이 되기 싫다는 사람이라고 해도 영업 부서에서는 본인의 적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제조부서는 비교적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니, 반복적인 일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일하기 좋을겁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제조부서는 제조하는 인력이 있고, 그 인력을 관리하는 인력도 존재합니다. 즉, 관리역량을 가진 사람은 제조라인의 인력을 관리하는 일을 하면 더 좋을겁니다.

 

한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성격과 적성에 따른 선택이 가능합니다.

 

주변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생각해보시면, 엄청나게 많은 직업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항구에서 배를 인도하는 분들이 전문직인데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 아시는지요? 항구에서 배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그냥 보기만 했으면, 배를 인도하는 분들이 있고 그 분들 연봉이 쎄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 해 봤을겁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떤 행위나 물건에 대해서 그것과 연관된 다른 직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번 더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직업 선택의 기회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기회가 많다는 것은 취직 기회도 증가하고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고를 기회도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궁극적으로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일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직업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고 고르면 돈과 즐거움을 같이 쥘 수 있는 그런 직업을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그런 성향을 가진다는 것은 일상 생활 및 사회 생활 전반에서 크게 도움이 되며,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일 하다 보면, 한 번만 생각해도 스스로 풀어낼 수 있는 의문점인데도 생각없이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학문제, 국어문제, 물리문제를 풀 때도 생각을 많이 하면서 풀었을 것인데,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 조차 생각한번 안 하는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런 작은 차이가 회사에서 똑똑한 사람, 안 똑똑한 사람으로 갈리게 됩니다. 별 것 아닌 차이인데, 이게 몸에 배이면 습관화되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 안 되는 몸이 되어버리니 정말 중요한 습관이죠. 개인적으로는 철학 공부를 하거나, 인문 서적을 읽어보는 것이 그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는데 한 페이지 읽는데도 정말 오래 걸리고 힘들더군요. 학교다닐 때는 안 그랬을텐데...하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생각하는 자세가 왜 중요하냐면, 막연하게 또는 대충 고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요리사.

제복이 멋있어서 경찰

불끄고 싶어서 소방관

안정적이어서 공무원

 

이런 방식으로 직업을 고르면 정말 운 좋게 적성에 딱 맞는 경우가 아니라면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직업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많은 것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직업만 보이게 됩니다. 육체적인 직업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사이버경찰청같은 곳에서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게 싫은 사람이라도 해도 영업직원같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회사원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런 기회조차 스스로 박탈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깊게, 한번 더 생각해보는 자세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냥 지나치는 사물도 지나치지 말고 직업과 연계해서 생각해 보면, 여러가지 직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철학 서적, 인문 서적을 꾸준히 탐독하면서 머리를 계속 쓰는 그런 몸을 유지하면서 생활해 나가면 언젠가는 스스로 남들보다 똑똑하다라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 안 하고 있었다면 오늘부터라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