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에서 계속 군불 때우고 있는 것이 "노동 개혁"입니다.

(사전적인 의미의 "개혁"이 절대 아니겠지만)

관련 기사들이 많이 뜨고 임금피크제 등등 여러가지 내용들이 나오는데

댓글을 보면 항상 비슷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 늙은이들 좋은 시절 많이 해처먹었다.

- 청년들 일자리 없으니 나이든 사람들 좀 나가라


70년대 초반생인 저로서는 더 윗 세대들이 참 부럽고 미웠습니다.

승진도 어렵지 않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고성장을 이루었으며

부장을 10년 15년씩 하면서 물러나지도 않고 승진 적체를 만들었으니

부럽고도 미운 존재들이었죠.


그리고 당시 젊었던 내가 보기에 너무나 머리도 안 돌아가고 꽉 막힌 사람들이

위에 아부만 잘 떨고 코드 맞추면서 실력도 없이 버티는 모습을 보니

정리해고라는게 정말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문제가 간단한게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사실 답이 나오는 문제였습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 기준으로 보면 부문장 밑에 본부장이 3~5명

본부장 밑에 팀장이 3~5명

팀장 밑에 파트장이 1~3명

파트밑에 파트원이 2~5명


잘 보면 알겠지만 수직적 구조에서 밑으로 갈수록 숫자가 늘어납니다.

즉, 위로 갈수록 구멍이 좁아지는거죠.

젊을 때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나이 들면 날고 기는 사람들끼리 싸움을 해야 되고

필시 누군가는 밀립니다.


무던히 살아가는 사람보다는 연속 최고 등급 받던 사람이 하락했을 때 충격이 더 크게 마련이죠.

그러다보면 젊을 때 속으로 무시하고 욕하던 사람이 자신의 지금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음을 알게 됩니다.


나이든 사람이 불쌍한 사람이니 지켜주자고 말하고 싶은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언제라도 자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자기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구요.

그들을 지켜주고 오래 다니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막연한 분노는 거두고 이성적으로 얘기해보고자 함입니다.


그러면 이제 현실로 다시 돌아와서

청년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 저질 일자리가 넘쳐납니다. 비정규직에가 2년 지나면 채용도 안 하고 내치는 구조이죠.

인턴도 만만치 않게 문제입니다. 부려먹기만 하고 내쳐놓고, 경력 인정도 안 됩니다.

열정페이는 또 어떻습니까. 열정에 투자할 생각은 없이 열정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그런데 가만 봅시다.

이것이 나이든 직원들 때문에 생긴 문제인건지?

비정규직이라도 직원을 채용한다는건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돈을 아끼기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한 것입니다.

사업주가 잘못하고 있는거죠.

인턴 제도도 비슷한 문제입니다. 업무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제대로 되는 곳도 물론 있지만..


거꾸로 가 봅시다. 나이든 사람들 쳐내면 과연 채용이 늘어날까요?

제가 지켜본 바로는 정리해고 아무리 해도 일자리 늘어나지 않습니다.

정리해고가 일어난 해, 또는 다음해 신입사원 채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런건 본 적이 없습니다.

즉, "노동자 수 절감"만 이뤄졌을 뿐입니다.

심이어 그 노동자가 자기 아버지라면 가계 수입이 확연하게 줄어든겁니다.

설령 자식이 취직이 되더라도 신입사원 월급보단 아버지 월급이 많았겠죠.


망해가는 회사가 정리해고 한거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잘나가는 회사가 정리해고 한거면 비용 절감이 목적이기 때문에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럼 왜 나이든 사람들 때문에 청년 일자리가 없는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가는가?

정부기관에서는 노동 유연성 확보(이 말은 쉽게 짜르겠다는겁니다. 외국처럼

이직이 자유로운 문화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쉽게 짜르는건 가능해도 쉽게 취직은 안 됩니다.)를

하고 싶은데 젊은이들은 이미 비정규직 양산으로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남은건 아까 초반에 서술한 것처럼 오래 버티고 계신 분들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빨리 쳐내고 싶은 골칫덩어리로밖에 안 보입니다.

회사라는 곳은 사람을 비용으로 밖에 안 보니까요 (적어도 대한민국 대부분의 회사는)


정-재계는 항상 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니 밀월도 아니죠. 대놓고 챙겨줍니다.

온갖 법죄에도 사면해두고, 세금 혜택 주고, 재벌 2~3세 불법적 상속도 눈감아주고..

(사견이지만 경제 사범만큼은 정말 강력 대응해야 됩니다. 그래야 사회가 바로 섭니다.

선진국일수록 경제사범을 강하게 처리하죠)


그러다보니 재계의 요청을 들어주고 싶어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노동 유연성입니다.

그와 연계된게 임금 피크제.

안 나가도 비용줄이는거고, 나가면 비용 더 줄이는거고.


그냥 하면 안되니까 언론을 통해 군불을 때웁니다.

경상-전라 지역갈등을 심화시킬수록 경상도가 유리(전남북 합쳐도 경남 인구 많음)한 현상처럼

세대 갈등을 자꾸 부추기면 아무래도 인구 많은 노년층의 불안감을 바탕으로 표 얻을 수 있고

정재계에 대한 불만의 화살을 중장년, 노년층으로 돌려 회피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기성세대들 쳐내봐야 청년 일자리 절대 안 생깁니다.

적어도 현 척박한 노동 환경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 대상은 그냥 열심히 일해혼 기성세대가 아니라

이렇게 되도록 현상을 만들어낸 정-재계여야 합니다.


그 극복 방법은 기성세대보다 인구가 적지만 더 강하게 뭉쳐서

임시직이 아닌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를 챙겨주는 세력에게 철저하게 힘을 몰아줘야 됩니다.

(어차피 청년 여러분 20년뒤에 대다수가 욕하는 기성세대 모습이 됩니다)

포기해봐야 바뀌는거 없는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주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똑같은 피고용인들끼리 무의미한 갈등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응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생각나는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지같은 한국 인터넷 사이트들  (0) 2016.01.03
"말"할 때 명심할 것  (0) 2013.02.04
블로그 시작합니다.  (0) 2013.01.08

이런저런 얘기들을 조~금(아직까지 "많이"는 아니죠) 얘기했습니다만, 직업의 본질에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업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해야 어떤 직업을 가질지,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이 결정될 수 있으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소명설이라는 말 들어봤을겁니다. Calvin이 주장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당시 시대에는 서민이라할 수 있는 성안에 사는 주민들이 대대로 직업을 물려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Baker, Schumacher, Schneider 같은 성씨들은 선대의 직업에서 물려온 성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절 서민들이 계급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직업은 신성한 것이고 하늘이 내려준 것이니 감사히 받아서 계속 대대손손 물려가며 일하라는 의도가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직업소명설같은 이유로 직업을 신성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썩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인정을 하고 싶지 않고, 그런 사회가 건강하지 못 한 사회이기도 하지만, 직업의 귀천은 분명하게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그저 막연하게 난 신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세는 더 발전할 기회를 노려보려는 자세마저 해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불만에 가득찬 자세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항상 불만만 가지는 자세를 가지게 되는 것을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사람 자체가 타고나길 불만이 가득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만, 자신의 적성에 너무 안 맞는 일을 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업의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할 수도 있죠.

 

그럼 직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제가 생각하는 직업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른걸 다 떠나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입니다. 대학을 가는 사람을 대졸이후, 대학을 안 가는 사람은 고졸 이후,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여 스스로 돈을 벌고 이후 결혼도 하면서 스스로 가정을 꾸려나가게 됩니다. (결혼은 앞으로 프랑스같은 동거문화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만. 그리고 독신주의자도 많을 듯 하구요)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닌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되죠. 물론, 스스로 혼자 텃밭꾸리면서 동물 잡아서 가죽으로 옷 만들고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활을 사회가 발전해갈수록 점점 어려워집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취직을 하거나,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생계를 꾸려나가기위한 방법입니다.

 

결국 쉽게 표현하면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두번째 포인트는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입니다." 평균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어서 20년쯤 뒤에는 70~80까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게 불보듯 뻔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80년대 초반) 60대만 되어도 완전 노인취급받았지만, 요즘 60대는 중년 수준이죠. 일정한 기간이라는게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기나긴 시간동안 불만을 최소화하면서(불만없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영위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정말 중요합니다.

 

직업의 본질. 오랜 시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저는 하나 더 추가하겠습니다.

 

긴 시간..수십년의 시간.. 직업이라는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껏해야 비슷한 직종의 다른 회사로 옮기는 정도죠. 긴 시간 괴로움속에서 일을 하면 그 인생이 얼마나 불행할까요?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나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불만을 최소화하면서"입니다. 즐거우면 더 좋겠지만, 즐겁게까지 일하는 상황은 많지는 않습니다. 성격 자체가 너무나 낙천적이거나, 상대 배려없이 공격적으로 일하는 사람 정도나 즐거울겁니다.

 

오랜시간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나, 가급적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것을 해야 된다는게 제가 말하는 직업의 본질입니다. 정확하게는 본질이라기보다는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사항"이라는게 더 맞겠죠.

 

제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써 나아갈 글의 내용은 대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일하기"입니다.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은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즐거운 직업"과 등가관계는 아니라는겁니다. 돈 많이 벌면 즐거운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 많습니다만, 돈 많이 벌면 또 그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속된말로 돈 많이 주면 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들어가기가 미치도록 어렵든지, 코피 쏟고 가정 망가질 정도로 일을 엄청나게 시키든지, 전쟁터같은 목숨이 위협받는 곳으로 가든지..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직업에 대해서 본질을 잊지말고 글을 읽어나가면서 직업을 잘 선택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블로그 로긴 문제로 한동안 글을 못 쓰다 오늘에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자세, 취미와 직업을 병행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오늘은 직업 선택할 때 주의할 자세들, 그리고 그 직업 이면에 숨은 것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맛있을 것을 많이 먹을 것 같아서 요리사를 선택한다는 학생들을 간간히 봤습니다. 요리가사 맛있을 것을 과연 많이 먹을까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 식사하는 광경을 드물게 볼 기회가 있을겁니다. 뭘 먹고 있는지 보신 적 있는지요? 김치에 나물들 비벼서 먹는 모습 아니었나요? 갈비집에서 갈비 뜯는 모습을 본 적 없으실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기위해 요리사가 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선택입니다. 물론, 집에서 스스로 자신이 먹을 요리를 만들면 되긴 하겠습니다만, 개그맨이 집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하게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듯이, 요리사가 집에서 매번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드물겁니다. 요리 자체가 직업이다보니 집에서도 일을 하는 것 같이 되는 상황이 편하지 않은 것이지요.

 

취미가 직업이 될 때의 위험함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취미도 잃고 일의 즐거움도 잃는 것이지요. 물론 요리 자체가 너무너무 즐거워서 일할 때도 즐겁고 집에서 요리만드는 것도 즐거운 사람도 있겠지만, 많지 않습니다.

 

옷을 많이 입어볼 것 같아서 옷가게 하면 역시 힘든 상황에 봉착할 것입니다. 옷이라는게 사이즈가 있다보니 재고율이 상당합니다. 안 팔리는 옷 입어야지라는 생각을 혹시나 하고 있다면 큰일납니다. 본인의 사이즈가 완전 특이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사이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 입을 옷 사이즈와 비슷할 것이고, 맘에 드는 스타일은 당연히 고객들이 사갑니다. 남는건 사이즈 안 맞거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즉 그다지 입고 싶지 않은 옷만 남습니다. 그런데 옷 장사 정도까지 하는 사람이면 패션에 눈이 뜨인 사람인데 그런 옷 입고 싶을까요? 이 옷 재고 어떻게 처리하지라는 한숨만 나올겁니다. (옷은 그런 문제로 인해 원가 마진율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합니다. 잘 팔리는 옷으로 수익을 내고 안 팔리는 재고들은 손해나는 구조라고 하네요. 그러니 70~80% 떨이라도 하는거구요. 그러나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라도 가능하지만, 소매업은 정말 힘듭니다)

 

여행하는게 좋아서 가이드하고 싶다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하면.. 여러 나라 돌아다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한 곳의 코스를 숙지하고 계속 안내를 해야 됩니다. 아무리 좋은 경치라도 일주일에 1~2번씩 몇달동안 보면 과연 좋을까요? 아무리 만화를 좋아해도 한 권만 주고 한달 내내 읽으라면 정말 고역이겠죠?

 

안 좋은 이야기만 적는 것 같습니다만, 직업의 현실이 이러합니다. 그래서 취미와 직업의 병행은 행복하기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본인의 성격, 취향, 특성을 객관적이고 깊고 분석을 하여 가장 어울릴만한 일을 해야 합니다. 만일 여행사를 차릴 생각으로 코스를 만들어 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가이드를 시작한다면 목적이 보이니 일에 더 매진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패키지 코스를 가더라도 항상 다른 가게들 다른 장소들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코스를 찾으려고 노력할거고, 관광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관광지도 개발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면 고역이지 않을겁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노트에 적어나가고 그게 자산이 되어 나중에 여행사 차릴 때 자신의 회사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여행을 만들게 되는거죠.

 

요리의 경우 가령 노년에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심야식당같은 것을 차리겠다는 목표가 선다면, 이런저런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괴롭지 않을 것입니다. 집에서도 계속 새로운 요리를 연구할 것이고, 간단하게 만들면서 고객을 즐겁게 하는 요리를 찾아내겠죠.

 

그런데, 어떤 1류 호텔 주방장이 되겠다라는 목표같은 것은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요리라는 일 자체가 "수단"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하는 일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냥 이겨내야 할 대상이 될 뿐이죠. 애정을 가지지 않고 하는 일에서 성취를 얻기도 힘들고, 얻더라도 허탈할 뿐입니다.

 

한국 학생들 중에 이런 유학생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강요 내지 등쌀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목표는 하버드 대학 들어가는 것으로 합니다. 그리고 결국 들어갑니다. 부모도 기쁘고 학생도 기쁩니다. 그런데, 이후 낙제를 합니다. 왜냐면 목표 자체가 "하버드대학 입학"이었던거죠. 사실 대학 입학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데, 그거 자체가 목표가 되니 20대 초반에 목표를 달성하고 갈 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의사, 판검사, 교사 등 전문직 부모들의 경우 직업 대물림을 많이 해 주는데, 그런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최종 직업에 대한 그림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직업윤리, 철저한 목표의식이 아니라, 단순히 만들어준 목표를 따라갔을 뿐인 사람에게 어떤 의식이 심어져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법의 공정한 집행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사명감으로 법관이 된 사람과, 사회적인 지위를 얻고 금전적으로도 부족하지 않다는 목적으로 법관이 된 사람 사이에 차이는 불보듯 뻘할겁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정말 많은 것을 고민해야 됩니다. 머리가 아픈가요? 아파야 됩니다. 자신의 평생을 책임져야하는 것이 직업인데, 단순히 하루 이틀 고민하고 결정하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닐까요. 우리나라 교육의 아쉬운 점은 이런 고민이 고3 원서 쓸때 잠깐 하고 대학 졸업 전 1~2년 쯤에서야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초등, 중등 교육때 이런게 이뤄져야 하는데 말이죠.

 

제가 고1때 적성검사를 했더니 간호사와 농부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하면서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제 적성에 잘 맞는 것도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강한 편이라 간호사 하기에는 좋은 성격인 듯 합니다. 요즘 나이 먹으면 시골에서 텃밭 가꾸며 글이나 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거 보면 농부도 어느 정도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직업의 모습에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로 그 직업을 제대로 뜯어보면 오히려 자신에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단, 안타깝게도 특히 우리나라는 직업의 귀천, 편견이 있는건 사살입니다. 그런 직업을 가지기엔 사실 좀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다음번 글에는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직업에 대한 편견, 그리고 돈만 보고 좇아 직업을 선택할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